구글의 뉴스 콘텐츠 실험이 남긴 의미와 유럽연합과의 긴장 고조

구글이 유럽연합과의 저작권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하면서 뉴스 콘텐츠의 디지털 플랫폼 활용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2025년 3월 특정 사용자 그룹을 대상으로 검색, 뉴스, 디스커버 기능에서 유럽연합 기반 뉴스 발행인의 콘텐츠를 제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의 목적은 유럽 저작권 지침 제15조에 따른 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데 있었다.

해당 조항은 뉴스 콘텐츠 제공자가 플랫폼에 표시되는 자사 콘텐츠에 대해 일정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이 뉴스 링크를 통해 트래픽과 수익을 창출하면서도 콘텐츠 제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다. 유럽연합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제정하고 플랫폼과 언론사 간의 공정한 협상을 유도하고 있다.

구글의 실험은 이러한 법적 흐름에 대응하는 일환으로 이해된다. 구글은 자체 블로그를 통해 실험 결과를 공개하면서 뉴스 콘텐츠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색 트래픽이나 광고 수익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기상 정보를 확인하거나 여행을 예약하고 근처 상점을 검색하는 등 뉴스 이외의 정보 탐색 수요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적인 분석으로 제시되었다.

구글은 이번 실험을 통해 뉴스 콘텐츠 없이도 자사 플랫폼의 이용률이 유지된다는 점을 입증하고, 이를 토대로 각국 언론사와의 라이선스 비용 협상에서 자신의 입장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입장에서는 뉴스 링크 제공이 플랫폼 수익에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논리를 내세워 금전적 보상을 줄이거나 피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이미 프랑스와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언론사와 구글 간의 협상을 통해 일정 수준의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다른 국가에서는 아직 협상 절차가 진행 중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언론사들은 협상력이 낮아 실질적인 수익을 얻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구글이 실험 결과를 근거로 보상 기준을 낮추거나 예외를 설정하려 할 경우, 언론사 간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실험이 이루어진 국가의 일부 사용자들은 뉴스 관련 정보를 더 이상 구글 검색이나 뉴스 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없었으며, 대신 타 플랫폼을 이용해야 했다. 이는 사용자 경험에도 일정한 불편을 초래했지만, 구글 측은 전반적인 이용 행동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석은 구글이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뉴스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을 재정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구글이 향후 유럽연합과의 협상에서 뉴스 콘텐츠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을 회피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구글은 뉴스 링크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자사 수익에 타격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저작권 지침에 따른 요구를 최소화하려 할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구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뉴스 생태계와 정보 다양성에 대한 논의를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플랫폼과 언론사 간 협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만약 특정 국가에서 불균형이 심화되거나 플랫폼이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하는 정황이 포착될 경우, 집행위원회는 직접적인 규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소규모 언론사에 대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부각되고 있으며,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구글의 이번 실험은 단순한 기술적 테스트를 넘어 유럽연합의 저작권 체계에 대한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플랫폼과 언론사 간의 균형 잡힌 협력을 위한 해법 마련이 시급한 시점에서, 이번 사례는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와 그 보상 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사회적 논의를 촉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